항목 ID | GC022A010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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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귀산동 석교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정정헌 |
석교마을에서는 아직도 장(醬)을 직접 담가 먹는 집이 많다. 또한 장을 신성한 음식으로까지 여기고 있다. 장맛은 한 해 동안 가족들의 입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아무 날이나 함부로 담가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장맛이 없으면 국도 맛이 없고, 나물을 무쳐도 맛이 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좋은 날을 받아 담근다고 한다.
석교마을에서는 예전부터 집안마다 장을 담그는 날이 달랐다. 대개는 정월에 장을 담갔으며, 2월에는 바람이 들기 때문에 어느 집이고 장을 담그지 않았다고 한다. 사정이 있어 정월에 장을 담그지 못한 집은 차라리 한 달을 기다려 3월에 담근다는 것이다.
대개 ‘손이 없는 날’ 장을 담그는데 이 날을 잡아 장을 담가야 장맛이 제대로 난다는 것이다. 손이란 사방으로 다니면서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고 사람에게 해코지한다는 귀신(손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이라고 믿고 있어, ‘손이 있는 날’은 손실과 손해를 보는 날로 알고 있기 때문에 절대 장도 담가서는 안 된다고 한다.
민간에서 손이 있는 날과 방위는 대체로 동(東) 방위에 손이 있는 날은 1일·2일·11일·12일·21일·22일, 서(西) 방위에 손이 있는 날은 5일·6일·15일·16일·25일·26일, 남(南) 방위에 손이 있는 날은 3일·4일·13일·14일·23일·24일, 북(北) 방위에 손이 있는 날은 7일·8일·17일·18일·27일·28일로, 이 날에는 귀신들이 사람들을 해코지한다고 믿었다.
즉 음력으로 초하루와 초이틀은 동쪽, 초사흘과 초나흘은 남쪽, 초닷새와 초엿새는 서쪽, 초이레와 초여드레는 북쪽에 있다가 나머지 이틀간은 사라진 뒤 열하루에 다시 동쪽에 나타나는 등 열흘 간격으로 손이 순환을 하는데, 손이 있는 방위에서 이사나 혼인 등 주요 행사를 벌였다가는 큰 흉을 당한다고 믿어 왔다. 그래서 손이 없는 날, 곧 음력으로 9일과 10일로 끝나는 날에는 잡귀·잡신이 지상에는 없다고 여겨 길일로 여겼던 것이다.
어떤 집에서는 용날이나 뱀날에는 절대 장을 담그지 않고, 소날이나 말날에 장을 담그기도 한다. 뱀날이나 용날은 털이 없는 동물이기 때문에 이 날 장을 담그면 가난해진다고 하며, 그래서인지 장맛도 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에 소날이나 말날에 장을 담그는 것은 소나 말이 콩깍지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장맛도 좋다고 한다.
또 어떤 집에서는 삼월 삼짇날 장을 담그기도 하는데, 이날은 양기가 온데 뻗쳐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해도 다 좋다고 한다. 그래서 이날 장을 담그면 양기가 장독에 가득하기 때문에 장맛이 좋다는 것이다. 또 양기가 많은 날을 잡아 간장을 담가야 집안에 좋은 일도 생긴다고 믿기도 한다.
그러나 달[月]이 있는 날은 절대 장을 담가서는 안 된다고도 한다. 달이 밝으면 벌레들이 활동하기 쉽기 때문에 아예 달이 뜨지 않는 날 벌레를 피해 장을 담가야 장맛이 좋다고 한다. 그것은 벌레들이 장맛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장을 담그고 나서 새끼줄을 치는 집도 더러 있었으나 요즘에는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다. 아이를 낳으면 낯선 사람들이 집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새끼줄을 치는 것처럼 장독에 벌레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고 겅구줄(금줄을 이렇게 부른다)을 둘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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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
어떤 집에서는 보름날 새끼줄을 끌고 마당이며 장독이며 집안 곳곳을 돌고는 가시 많은 곳에 새끼줄을 던져서 버리는데, 그래야 집 안에 뱀이며 해로운 곤충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귀산본동에 있는 불정사의 황숙자 할머니는 옛날에는 여자가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장독 닦는 것이었는데, 장독이 깨끗하지 않으면 그 집 아녀자의 손끝이 여물지 못하다고 구설에 오르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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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정사 황숙자 할머니
[정보제공자]
황숙자(여, 1944년생, 귀산본동 거주, 불정사 보살)
정순악(여, 1937년생, 석교마을 거주)
이말남(여, 1938년생, 석교마을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