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업고 삼삼오오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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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움 굴림 바탕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3D030301
분야	지리
지역	경상북도 칠곡군 지천면 신3·4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순하

웃갓마을 할머니들은 항상 마을회관에 모여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신단다.

농사철이 바쁜 농번기를 제외하고는 마을회관에서 담소도 나누고, 재미삼아 고스톱도 치며 세월을 보내신다는 마을 할머니들은 예전부터 사이가 돈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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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할머니들

할머니들이 보여주신 사진들은 대부분 친목계에서 여행을 다녀오신 사진이었다. 가까운 경주며 제주도, 그리고 해외여행까지 다녀오셨다는 할머니들은 사진 속에서 하나같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계셨다. 당시 한복은 정장처럼 중요한 곳을 찾을 때면 갖춰 입던 옷이었다고. 할머니들한테 한복을 입고 다니는 게 불편하지는 않았느냐고 물어 봤다. 그런데 다들 고개를 흔드신다. “맨날 합바지만 입다가 어디 놀러가고 하니깐 입은 거지. 그때는 다 한복 입고 갔어. 불편한 게 어디 있어? 이게 제일 이쁜 옷이었다니깐.”

평상복과 작업복의 구분은 없었으나 외출을 할 때에는 꼭 한복을 갖춰 입었는데, 그 한복 색깔은 모두 흰색이었다. 당시에는 한복도 귀해서 모두 한두 벌밖에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할머니들이 한복을 입고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셨을 때에는 버스를 빌리는 것은 언감생신 생각도 못할 때로, 주로 기차를 타고 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 여행이 1박 2일로 길어져서 반대를 하는 집도 적지 않았단다.

그런데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여행을 갈 수 있었던 것은 할머니들의 철저한 준비 때문이었다. 계절별로 유일하게 쉴 수 있는 날짜를 잡아서 가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정에서 큰 반대는 없었으나, 항상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이들이었다.

“그때는 애들 업고 놀러 다니고 그랬어. 뭐 누가 돌봐 준다고 하면 맡기고 갔겠지만 다 같이 놀러 가는데, 돌봐줄 사람이 있나? 그냥 업고 가는 거지 뭐 호호~”

할머니들이 보여주신 사진 속에는 정말 아이들을 업고 찍은 사진들이 많았다. 한껏 멋을 내어 입은 한복 사이로 아이들의 얼굴이 보였다. 할머니들은 하나 같이 그 때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도 힘든 줄 몰랐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즐거웠던 그때를 그리워하셨는데, 정말 할머니들이 그리운 건 그때의 젊음이 아닐까 싶었다.

“재미있었지. 그때는…… 우리는 정말 재미있게 놀았어. 지금 사람들은 그런 게 있나? 아이고 지금은 다리가 아파서 어디 놀러도 댕기질 못해.”

얼마 전에는 해외여행도 다녀오셨다는 할머니들은, 그러나 그 옛날 등에 업고 여행을 다녔던 아들들이 벌써 육칠십을 바라보고 있어 사진을 볼 때마다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고 하셨다.

이선이 할머니 사진

양목댁 할머니 사진-가야산 해인사를 찾은 마을 사람들

양목댁 할머니 사진-계곡에서 목욕하는 모습

[정보제공]

• 마을회관 할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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