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갓마을 하귀댁 할머니는 밀양에서 천석꾼의 딸로 태어났다. 그러나 현재 할머니가 사시는 곳은 천석꾼의 딸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아주 소박한 곳이었다. 마당이 아주 넓은 몇 백 년 된 가옥에서 평생을 사시고 계신다면서 집을 자랑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소박한 인정이 느껴졌다. 하귀댁 할머니를 낳아준 어머니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후처였는데, 전모(前母)가 돌아가시...
하귀댁 할머니는 밀양이 고향이다. 따라서 택호는 밀양댁이어야 하지만 같은 동네에 사는 큰올케가 이미 밀양댁으로 불리고 있었기에 하귀댁으로 불린단다. 고향이 밀양 하귀동[정확한 명칭은 아닌 것으로 밝혀짐]이었던 할머니는 자신보다 네 살이 많고 시누이가 셋이나 되는 할아버지에게 시집을 오게 된다. 열다섯 살 때의 일이었다. 할머니가 시집 올 때는 상답에 검정고무신을 넣었다고...
1924년생인 하귀댁 할머니는 2009년 현재 여든여섯 살이다. 신동공립보통학교[현 신동초등학교] 졸업생인 하귀댁 할머니는 지금도 학교 졸업장이며 사진 등을 간직하고 계셨다. 이것저것 꺼내 보여 주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해주시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여든네 살이란 나이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웃갓마을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나이를 보면, 적게는 예순부터 많게는 아흔아홉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