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는 소리가 늘상 울려 퍼지던 선비마을 각산1리에서 1년 중 딱 하루, 아이들이며 부녀자들의 웃음소리가 담장 밖으로 새어 나가도 꾸지람을 듣지 않은 날이 있었다. 모든 것이 용인(容忍)되던 그 날은, 음력설을 새고 정월 대보름이 되기 전의 딱 하루였단다. 1년 중 제일 큰 행사인 명절을 보내고 정월 대보름이 되기 전, 그러니까 농촌사회에서는 농한기에 해당하여 부녀자들이 제일 한...
농한기가 되면 삼삼오오 마을회관에 모여 고스톱을 치는 게 낙이라는 각산1리 할머니들이지만, 얼마 전까지도 회관에는 여자들이 올 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바깥출입 역시 자유롭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 할머니들은 “지금 여자들은 시대를 참 잘 타고났다.”며 부러움 반, 놀림 반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요즘 세대에서는 자유롭게 드나드는 친정집이 할머니들에게는 참 가깝고도 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