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408016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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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沼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대구광역시 달성군 유가읍 도의리 |
집필자 | 박은정 |
[정의]
대구광역시 달성군 유가읍 도의리에서 배나무소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배나무소」는 유가읍 도의리에 있는 배나무소(沼)[늪 : 땅바닥이 우묵하게 뭉떵 빠지고 늘 물이 괴어 있는 곳]의 명칭 유래 전설이며, 배나무소와 관련된 배나무에 얽힌 슬픈 사연을 담은 제사 유래 전설이다.
[채록/수집 상황]
2001년김광순이 편찬하고 국학 자료원에서 발행한 『한국 구비 문학』에 실려 있다. 2014년 달성 문화 재단과 달성 군지 간행 위원회에서 간행한 『대구의 뿌리 달성』에도 같은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내용]
달성군 유가읍 도의리에 매우 깊은 소가 있는데, 이 소는 배를 타고 건넜으며 배는 아주 큰 배나무에 매어 두었다. 원래는 이 소를 '배나무소'라고 했으나 후에는 그 주위의 자연 부락과 들판을 '배나무소'라고 한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배나무에 벼락이 떨어져 나뭇가지는 없어지고 나무도 죽어 버렸다. 속은 썩어 없어지고 둥치만 남아 있었는데, 이 소에는 크기가 40~60㎝ 정도 되는 조개도 참 많았다. 1927년 '목충이'라는 왜놈이 조개를 잡으러 이 소에 들어갔다가 큰 뱀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뱀에게 쫓겨 물 밖으로 나왔다. 다시 뱀 잡을 준비를 해서 소로 들어갔는데, 물속에서 두 시간 정도의 격투 끝에 소의 이심이라고 하는, 둘레 60㎝ 정도에 길이 3m 가량 되는 큰 뱀을 잡았다. 그 일이 있은 후부터 이 소는 점점 얕아지고 메말라서 배를 매어 두던 나무도 없어지고 흔적만 남아 있다.
이 배나무에는 또 다른 슬픈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어떤 사람이 배나무를 심어 정성껏 길러서 열매가 열렸다. 그런데 어떤 처녀가 나물을 캐러 갔다가 배나무에 배가 먹음직스럽게 달려 있는 것을 보고 하나를 따서 먹어 버렸다. 배나무 주인은 그것을 보았으나 그저 무심코 하나 따먹는 것이려니 싶어서 상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이듬해부터 배가 열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처녀가 제일 먼저 배를 따먹어서 배가 열리지 않는다고 야단들이었다. 처녀는 너무 억울해서 그 배나무에 목을 매 죽고 말았다. 그 뒤에도 배는 여전히 열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 영혼을 위로해 주기 위하여 오늘날까지도 정월 열나흘 날 저녁에 꽹과리와 북 등을 치면서 돼지고기를 배나무 밑에 묻어 처녀의 영혼을 위로했다. 이것을 '정신 들인다' 하는데 정신을 잘못 들이면 솥에 금이 간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배나무소」의 주요 모티프는 '이심이를 해친 왜놈의 악행', '억울하게 죽은 처녀의 해원' 등이다. 「배나무소」의 전반부에서 왜놈이 이심이를 해친 것은 일본인이 우리나라 사람과 땅에 행한 악행을 대표하는 성격을 띤다. 한편 「배나무소」의 후반부는 배나무가 열매를 맺지 못하게 했다는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죽은 처녀를 위로하려고 매년 정월 열나흘 날에 제를 지내는 것을 '정신 들인다'라고 한다는 이야기인데, 여기에는 좋지 않은 일의 원인을 여성에게 씌우던 관습과 그에 대한 반성적 시각이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