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고향으로 돌아온 작목반장

[재 너머 나무를 팔던 어린 시절 ]

1959년생 올해 57년생으로 마을에서는 가장 어린 사람이다. 그가 기억하는 정대1리는 먹고 살기 어려운 매일이 힘든 동네였다. 그의 아버지는 좁은 농지에서 논농사로 생활하기 어려워 나무를 해서 팔았다고 기억한다.

저 재너머 가시고. 옛날에는 나무꾼이 화원장에 가서 팔고, 대신동 남문시장 팔고. 저의 아버지 같은 경우에는 소구르마 해가지고 팔고. 그때는 벌이가 그것밖에 없으니까. 뒤로 나오고부터 농사가 다양한 것이 되고 그 이전에는 이 좁은 땅에 크게 묵고 살 것이 없잖아요.

아직 어렸던 그는 윙계재를 넘어 화원장으로 나무를 팔러 가는 아버지를 따라 가 본 적은 없다. 하지만, 가을에 뿌린 보리로 봄을 견디고, 작은 논농사에 많은 식구들이 살아야 했던 경험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그것도 힘든 경우에는 나무를 팔고, 어머니는 산에서 나물을 해서 팔아야 하는 생활을 하였다.

[두 학년 한반에 28명]

집에서 걸어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정대초등학교를 졸업하였다. 1973년 졸업할 당시 정대초등학교는 이미 두학년이 한반으로 이루어졌으며 학생 수는 28명으로 줄어들었다. 한때 200명이 넘었다고 하는 학생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1981년 용계초등학교 분교장으로 흡수되기까지 매년 많은 학생들이 줄어들었다고 회고한다.

정대초등학교 다닐 때 두 학년이 한반이고 28명 있었죠. 과거 많을 때는 200명도 넘었다고 하는데 우리 다닐때는 두 학년이 합반했습니다. 그래도 운동회하면 떠들썩 했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다 왔으니까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구시에 위치한 경북사대부속중학교에 진학하였다. 당시 가창으로 들어오던 버스 133번을 타고 다녔지만, 통학이 어려워 대구에서 생활하였다.

[고향으로 들어오다]

작목반장 이영환씨는 2005년 미나리 재배를 위하여 고향으로 돌아왔다. 대구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잠시 다른 일도 했었다.

아니요. 저도 들어왔는지 한 10년 정도. 중간에 제대하고. 원래 살던 동네는 여기 들어온지 한 10년 정도.

다른 일도 하였지만 미나리 재배를 결심하며 부인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왔다. 땅은 노력한 만큼 댓가를 줄 것이라고 믿었고, 또 시내 생활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키우고 싶은 대로 안 크는 미나리]

사람들은 미나리 농사가 다른 것에 비해서 수월하고 손도 덜 간다고 생각한다. 미나리 농사를 처음 시작하기 전에는 그도 그렇게 생각하였다. 어릴 때 집 주변에서 잡초같이 자라던 미나리를 생각하며, 시설 투자에 비해 재배하기 쉬운 것이 미나리라고 생각했다.

4년은 5년은… 키우고 싶은대로 안 커요. 지금은 십 몇년 되니까 키우는 것도 노하우가 생겨가지고.

키우고 싶은 대로 안 컸다. 처음 몇 년 동안은 미나리가 높은 온도에 흐물어져 녹아내리기도 하였고, 제대로 뿌리가 내리지 않아서 수확을 하지 못하기도 하였다. 씨를 파종 한 뒤 물을 충분히 주어 관리를 해야 하지만 그것을 놓쳐 몇해 동안 농사를 망치기도 하였다.

파종은 이게 6개월도 넘죠. 관리하는 게. 이게 지금 봄에 출하하기 위해서 작년 8월에서 9월에 파종을 해야 합니다. 그라고 죽 관리를 하죠. 사실 씨 파종할 때가 제일 힘들어요.

4년 아니 5년은 되어야 조금씩 미나리 농사에 대해서 알게 되고 10년은 넘어야 노하우가 생기는 것 같다. 이제 막 10년이 된 그도 이제야 미나리 농사를 알 것 같다고 한다. 농사는 쉬운 것이 없다.

[미나리 작목반장을 맡고]

마을에서 가장 젊은 그는 미나리 작목반장을 맡고 있다. 이전과 달리 미나리 생산이 확장되면서 정대리 미나리 판매를 위하여 그는 작목반장으로 많은 고민을 한다. 미나리 농사는 인건비 싸움이다. 대부분의 미나리 재배 농가에서는 높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여 부부 두 사람이 전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미나리가 성업이 봄이 되면 사람을 구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이다. 작목반장으로 다양한 판매처 확보에도 고민이다. 대량 생산과 기온 차에 따라 시기적으로 생산이 늦은 정대리 미나리의 경우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판매처를 많이 확보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대부분 미나리는 1월 ~ 3월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직접 판매를 한다.

[정보제공자]

이영환(1959년생, 남, 정대리 미나리 작목반 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