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408A020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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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지리/동식물 |
유형 | 마을/마을 이야기 |
지역 | 대구광역시 달성군 옥포읍 교항리 다리목마을 |
집필자 | 박경용 |
[정의]
마을의 문화 공간이자 대구시민의 쉼터, 이팝나무 숲
[삼림 유전자원이자 귀중한 향토자원]
다리목 마을의 이팝나무 숲은 달성군 옥포읍 교항리 957, 958, 968번지에 조성되어 있는 귀중한 삼림 유전자원이자 향토자원이다. 예로부터 이팝나무 꽃이 만개하는 해에는 풍년이 든다고 하여 우리 선조들이 귀하게 여겨 왔다.
달성군에서는 1991년 7월 24일 이팝나무 군락지 10,000㎡에 대해 삼림 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2013년에는 안전 행정부가 주관하여 선정한 ‘우리 마을 향토자원 베스트 30선’에 뽑히기도 했다.
이팝나무 숲은 수백 년 된 수령부터 최근 새로 심은 묘목에 이르기까지 수천 그루가 장관을 이룬다. 특히 봄철 만개 시기에는 지역민뿐만 아니라 대구 시민들까지 아름다운 꽃을 보기 위해 몰려든다. 여름철에도 울창한 숲 그늘과 툭 트인 경관의 바람결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공간]
다리목 마을에는 1970년대 중반까지 이팝나무 숲에서 당제(堂祭) 문화가 전승되어 왔다. 당제는 처음에는 매년 음력 정월 보름과 7월 보름 각 두 차례 지내다가 후에는 7월 백중날로 축소했다. 신목(神木)에 해당하는 당산나무는 본래 주산, 이팝나무 숲, 마을 중앙과 위, 아래 등 5곳에 있었다. 특히 안산 격인 이팝나무 숲 당산나무는 마을 사람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였다.
당제는 제관 3인의 주도 하에 동민들의 뜻을 모아 봉행된다. 1주일 전쯤 제관이 정해지면 매일 목욕재계하며 문밖출입도 삼가는 등 조신한다. 당산나무와 제관의 집 안팎 주변에는 붉은 황토를 뿌리고 금구 줄을 쳐 신성성을 강조한다.
제관은 당제를 지내는 당일 새벽 이팝나무 숲 당산나무 앞 제단에 제물을 진설한 후 신위를 봉안하고 강신(降神), 참신(參神), 초헌(初獻), 독축(讀祝), 아헌(亞獻), 종헌(終獻), 헌작(獻爵), 사신(辭神), 철상(撤床), 음복(飮福) 순으로 제사를 지낸다. 헌작은 제관 외의 참석자가 술을 올리는 것이며, 사신은 모든 참석자가 술을 올리고 절하는 절차이다. 특히 독축 순서에서는 마을의 안녕과 풍농을 빌고, 가축의 질병을 막아달라고 기원한다. 현재 이팝나무 숲 당산나무는 고목이 되어 사라졌지만, 제당의 흔적은 남아있다.
[봄놀이와 경로잔치가 열리는 마을 축제의 공간]
이팝나무 숲에는 본래 이팝나무 외에 꿀밤나무, 말초나무, 홰나무 등 여러 수종이 심어져 있었다. 꽃이 만개하는 5월에는 이팝나무의 하얀 꽃을 비롯하여 분홍색, 붉은색 등 다양한 색깔의 꽃들이 장관을 이루었다. 이 무렵이면 해마다 마을 사람들은 날을 잡아 야유회, 즉 봄놀이를 즐겼다. 본격적인 모내기철을 앞두고 하루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른바 마을의 봄 축제였다. 장유유서(長幼有序)와 남녀를 구분하던 시대였으므로 남성 노인, 여성, 청년 등 세 부류로 나뉘어 놀았다. 이 날은 돼지도 잡고 나물과 밥 등 여러 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나누어 먹으면서 노래와 춤을 추며 놀았다. 마을 어른들을 공경하고 동기간에는 우의를 다졌다.
현대사회로 오면서는 연례행사로서의 축제 기능은 약화되었지만, 이러한 미풍양속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진다. 5월 어버이날이 끼인 일요일을 기해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가 매년 열리기 때문이다. 다리목 마을 사람들은 부인회와 청년회 주관으로 음식을 장만해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하루 동안 이팝나무 숲에서 위안 잔치를 연다. 이날은 출향민 뿐만 아니라 달성군수도 참여하여 경로효친의 의미를 되새긴다.
[관광 명소이자 대구 시민의 쉼터]
다리목마을 이팝나무 숲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외지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온다. 특히 이팝나무 꽃이 피는 봄철이면 관광객의 발길이 더 잦아지는데, 가족 나들이뿐만 아니라 동호회 활동가들의 모임도 자주 열린다. 사진 동호회나 미술 동호회 회원들은 이곳에서 이팝나무 숲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기도 한다. 때로는 동창회나 계모임도 이곳에서 개최됨으로써 대구 시민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툭 트인 주변 경관이 너무 좋고 특히 이팝나무 꽃이 아름다워요. 꽃향기 맡으면서 그림 그리는 순간이 너무 행복합니다. 그래서 이팝나무 꽃이 필 때마다 찾고 있어요.”(이0나)
최근에는 달성군에서 삼림 유전자원 보호림으로 지정하여 새로운 묘목을 더 심고 산책로와 쉼터도 조성하였다. 또한 안내판과 의자, 평상 등도 여러 군데 설치하고 잡초도 제거함으로써 쉼터로서의 기능이 한층 강화되었다.
[참고 문헌]
달성 마을지 편찬 위원회, 『달성 마을지』(달성 문화원, 1998)
[정보 제공자]
이0나(여, 1963년생, 대구 광역시 달서구 상인동)
김0린(남, 1930년생, 대구 광역시 달성군 옥포면[현 옥포읍] 교항리 다리목 마을 전 이장)